나의 창작시

봄비여 오라.

신사/박인걸 2017. 2. 17. 14:56
  • 봄비여 오라
  •  
  • 겨울 자킷을 입고
  • 붉은 목도리를 두른 채
  • 이른 봄비를 맞으며
  • 차가운 보도 불럭에 서있노라.
  •  
  • 유난히 힘든 겨울을
  • 피곤하게 보내면서
  • 새하얀 목련꽃을
  • 그토록 기다렸노라.
  •  
  • 미세먼지 가득한
  • 도시 허공보다
  • 울분 가득한 내 마음은
  • 아직도 한겨울이니라.
  •  
  • 갈기갈기 찢긴
  • 겨레의 가슴을 볼 때
  • 끓는 간장에 손을 지지는
  • 아픔을 느끼노라.
  •  
  • 봄비여 오라.
  • 흡족하게 내려오라.
  • 얼어붙은 가슴을 녹이고
  • 푸른 잎들을 피워내어라.
  • 2017.2.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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