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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5 2

요원한 통일

요원한 통일 함흥에서 제주까지 한 하늘 아래끊긴 선 위로 아련한 그리움이 흐르고칠십 년 다른 길을 가는 두 형제의 발걸음이언제쯤 다시 만나게 될지우리의 소원이 헛된 기다림은 아닐는지, 총성이 멎은 그 날 이후에도우리의 땅은 여전히 상처받은 채로다리는 무너지고 철마는 멈추고우리는 그 틈을 넘어가물거리는 형제의 얼굴만 떠올렸다. 남과 북은 두 개의 이름으로한 몸이던 민족이 찢기고 나뉘어쌓아 올린 이념의 벽을 허물지 못한 채통일은 요원하다는 사람들 말에도우리는 흔들리지 않으며 한마음을 품었다. 이산의 고통은 가슴을 저미게 하고못다 한 말들을 한으로 삭히면서오랜 세월의 아픔을 씻기엔너무도 멀리 와버린 지금그래도 한 가닥 통일의 꿈을 지울 수 없다. 도로를 폭파하고 철로를 파내고콘크리트 장벽을 더 높이 쌓아도우리..

나의 창작시 2024.10.15

가을 빛깔

가을 빛깔 황색 빛깔의 들판에는황혼이 노을처럼 다가와내 어깨에 조용히 내려앉는다.한 시절 푸르렀던 잎들은이제 빛바랜 채로 흔들리며스치는 바람결에 마지막 노래를 부른다. 홍색 단풍은 눈부시게 타오르지만그늘에 깃든 잎에는 슬픈 작별이 고여있고붉게 피어난 순간조차곧 스러질 운명을 알기에나는 잠시 눈을 감고 숨을 고른다. 바람에 찢긴 잎에는쇠퇴한 곰팡이 색이 퍼져가고밤하늘엔 고요한 별들만이남겨진 흔적을 비추며시간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머잖아 모든 빛깔을 삼키리라. 인간의 늙음은 가을빛 같아서찬란한 기억 뒤에 남는 것은바스락거리는 낙엽의 소릴 뿐그러나 그 소리마저 잦아들 때면우리는 다시금 깊은 침묵에 빠진다.2024,10,15

나의 창작시 2024.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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