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풀 꽃 높새바람 부는 가을 언덕에억새꽃 물결이 방향 없이 흔들리며그리움의 노래를 쏟아낸다.잊힌 시간은 스치듯 지나가고그 강인한 꽃잎도 고개를 숙인다. 오래전부터 비탈을 점령하고군락을 이루어도 홀로 선 듯한저 억새꽃은 무리를 지어도 외롭다.인생처럼, 피어났다 지는 걸 알면서도끝없는 바람 속에서 다시 일어선다. 그 숱한 시간이 쌓인 자리에서흔들리며 사는 일에 이골이 났어도묵묵히 피어났다 다시 지는 억새꽃은강철보다 더 강한 의지로침묵 속에 노래를 남기고 사라진다. 기쁨도 그리움도 흩어지는 날떠나는 것을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으며흩날려 바람 속에 사라진다해도흐르는 시간 속에 묵묵히 서서다시 일어서는 그 날을 기다리리라.2024,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