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온다 거친 바람 속에 머문 아이의 손가늘고 여린 숨결이눈물과 함께 오는 평온을 위해비로소 문을 두드리며우리는 그를 기다린다. 새파란 하늘아래 피어난상처입은 꽃잎들사정없이 흔들리는 들판에서아이의 발걸음이 닿을 때고요하던 세상이 깨어난다. 우리가 묻어 두었던 어둠 속그 작은 빛에아이의 눈동자 담겨기나긴 밤을 건너새벽을 한껏 품는다. 기억의 잿더미 위에서오래도록 서성이는 발자국멈추었던 시간이아이가 남긴 첫 웃음과 함께다시 흘러가기 시작한다. 아이가 오고 있고그가 남긴 것은마음속에 깊이 흐르는 강물다시 사라지지 않을희망의 속삭임이다.202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