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빗소리 밤 별은 뿔뿔히 흩어졌고 달빛은 밤 구름속에 갇혔다. 댓줄기처럼 퍼붓는 빗발에 명멸의 가로등이 나를 긴장케 한다. 홍수에 휩쓸려간 영혼들과 어느 병사의 넋을 위로하는 진혼곡 잔상이 아직 맴도는데 퍼붓는 폭우가 두렵다. 밤비에 젖어 도시 거리를 걸으면 아련한 추억들이 빗물에 스며들어 순수한 감정은 깊게 차오르고 내 마음은 그대 생각으로 채웠다. 춤추는 빗방울은 내 맘을 감싸 안고 작은 속삭임으로 다가왔으며 빗소리에 녹아내린 나의 가슴은 큰 그리움에 폭발했었다. 오늘 내리는 밤비는 지난날의 낭만을 송두리째 뒤엎고 전장의 총알처럼 퍼부으니 긴 밤을 뜬눈으로 벋놓는다. 2023,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