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등나무의 사랑

신사/박인걸 2025. 5. 11.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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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나무의 사랑
  •  
  • 등나무 푸르게 감기고,
  • 칡넝쿨 어지러이 뒤엉켜
  •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를 감싼다.
  • 햇살에 웃고, 비바람에 울며
  • 두 몸이지만 한 몸으로 살아간다.
  • 너의 숨결 따라 내 뿌리가 흔들리고
  • 내 상처로 인해 너의 줄기가 휘어진다.
  • 닿고 싶은 마음은 줄기가 되어
  • 끝끝내 서로를 향해 뻗어만 간다.
  • 오랜 세월에 갈라진 껍질 속으로
  • 단단한 매듭처럼 사랑도 깊어가고
  • 어디가 너이고 어디가 나인지
  • 헷갈릴수록 우리는 진짜 하나다.
  • 끊으려 해도 끊어지지 않는
  • 애증마저 안고 가는 이 운명
  • 서로를 옭아맨 게 아니라
  • 서로를 지탱한 것임을 이제야 안다.
  • 2025,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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