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대설(大雪)

신사/박인걸 2024. 12. 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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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설(大雪)
  •  
  • 눈송이 소복이 쌓인 겨울밤
  • 새벽달은 죽은 듯 숨을 고르고
  • 꽁꽁 얼어붙은 마을 길 끝자락에서
  • 헐벗은 산 그림자는 추위에 떨고
  • 저 멀리 아궁이 붉은 불씨처럼
  • 누군가의 숨결만이 희미하다.
  • 동짓달 초승달은 너무 차가워
  • 그림자조차 한없이 초라하고
  • 굴뚝 없는 초가집 뒤뜰에서
  • 겨울바람 매섭게 휘두를 때면
  • 겨울은 사랑방까지 파고들었다.
  • 배고파 서럽던 그 시절에는
  • 어머니 손끝에 사랑만 남아
  • 얼어붙은 손에 쥔 감자 한 톨
  • 그 속에 담긴 어머니 온기가
  • 배곯는 자식들을 살려냈다.
  • 대설은 가고 다시 봄은 오겠지만
  • 한겨울 기억은 가슴에 남아
  • 늙어도 지워지지 않는 설움이여
  • 그 시절 대설(大雪)은
  • 가난한 가슴을 후벼팠지만
  • 눈 속에 묻힌 희망은 아직도 숨 쉰다.
  • 202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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