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힌남노 태풍

신사/박인걸 2022. 9. 10. 22:17
  • 힌남노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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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힌남노가 한반도 아래로 지나갔다.
  • 매미 태풍 때 새까만 예배당 종탑에 매달려
  • 펄럭이는 철판을 맨손으로 붙잡고
  • 날이 새도록 씨름하던 기억에 오금이 떨린다.
  • 절박했던 그날 밤의 일은
  • 펀치점프대에 밧줄 없이 뛰어내린 두려움이다.
  • 짧은 생애에 만난 여러차례 광풍은
  • 간을 콩알만하게 졸여놓고
  • 방망이에 맞은 시퍼런 멍처럼
  • 가슴의 구멍은 긴 세월에도 메워지지 않는다.
  • 태풍은 지나갔어도 뒷바람은 남아
  • 여전히 미친 여자처럼 쏘다니며
  • 도시의 간판이나 전선을 시끄럽게 흔든다.
  • 이런 날에는 하지마비 증후군처럼 불안하고
  • 가슴의 상처는 잉크 빛처럼 부어오르며
  • 심장은 가슴에서 북을 친다.
  • 먹구름은 가슴 언저리를 맴돌고
  • 신경은 마리카락 끝까지 뻗어 오른다.
  • 나를 붙잡아 줄 사람은 없다.
  • 다만 두 손을 성경위에 얹을 뿐이다.
  • 미친 바람이 떠나게 해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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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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