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오늘 가을

신사/박인걸 2021. 9. 11. 22:38

오는 가을

 

하늘은 위로 뒷걸음질 치고

찬 이슬 풀잎에 시리다.

귀뚜라미 노랫소리 애연(哀然)하고

달빛 늦 메밀꽃에 차갑다.

이맘때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가을 발자국소릴 내 살갗이 듣는다.

케플러 법칙의 공전 속도보다

비염 알레르기가 더 빨리 안다.

저녁 산 그림자 무겁고

지는 배롱나무 꽃 처연(悽然)하다.

뚝 끊긴 풀벌레 소리 적막하니

또 한 번 느끼는 그 분위기다.

봄은 언제나 설렘으로 다가 오는데

가을은 이렇게 무거울까

폐부 깊숙이 파고드는 쓸쓸함에

가슴 한 쪽이 크게 무너진다.

2021.9.11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한 번의 가을  (0) 2021.09.19
싸리 꽃 필 무렵  (0) 2021.09.16
아스라한 추억  (0) 2021.09.10
그곳 풍경  (0) 2021.09.08
초가을  (0) 2021.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