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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
굵은 자작나무 숲을
막힐 것 없이 휘젓던
양호(良好)한 산 노루는
창파(蒼波)의 거리에서
두고 온 마을이 그립노라.
심오(深奧)한 꿈을 안고
객지(客地)로 비상(飛上)할 때
조소(嘲笑)하는 이 있어
가슴에 공극(孔隙)으로
긴 세월 발길을 끊었더니
모질지 못한 마음
가슴이 불타는 듯하여
꿈결에도 빈번(頻煩)히
마을 어귀를 서성이고
고향 까마귀도 반가웠노라.
나의 배꼽이 생긴 곳은
산과 하늘이 맞닿은 낙원(樂園)
실개천 위로 꽃비가 떠가고
고운 달빛이 강물에서 노니는
무릉도원 옆 동네였노라.
백발은 더 넉넉해지고
안세(眼勢)는 쇠하여 가는데
정착(定着)한 땅이 낯설지 않으나
그래도 본향(本鄕)만 못하여
매일 저물면 시름에 잠기노라.
201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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