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숲 길 울창한 나뭇잎 사이로 볕뉘비치고 일제히 우는 매미의 동성(同聲) 숲의 정적을 산산히 부순다. 햇볕에 지친 바람 숲을 찾아들고 산기슭 빨갛게 익은 산딸기 한여름 절정을 알린다. 온통 방산 되는 숲의 정기(靜氣)는 늙은 고목에도 싹을 틔우고 죽은 삭정에 꽃을 피운다. 빈가지 하나 없어 북받친 감정 녹림 사이에 흐르는 산새 소리마저 더위에 지친 길손을 홀린다. 삶의 허무와 무상(無常)은 사라지고 낭만과 패기가 출렁대는 한여름 숲에는 푸른 별이 쏟아진다. 2023,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