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꽃 저녁노을 질 때 붉게 피어나 하늘을 물들이는 화려한 꽃이여 그 작은 꽃송이 어우러지니 형언 못 할 풍경에 마음 뺏긴다. 바람 한 점 없는 눅눅한 저녁 꽃향기 짙어 마음 흔들고 가로등보다 더 붉게 비추니 지친 하루가 되레 고맙다. 백일 핀다고 하여 백일홍이라네. 어머니 마음보다 더 끈질기게 이억이억 홍역 발진에도 한여름 딛고 일어서는 모심이여 지난해 퍼붓던 여름 장맛비에도 수줍은 입술 꽉 깨문 채 처연한 꽃잎 수줍던 모양에 내 혼을 너에게 내주었다. 뒤뜰에 핀 꽃 나만 볼 수 없어 고운 사연 적어 너에게도 보낸다. 2023.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