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막연한 그리움

신사/박인걸 2025. 6. 1. 06:53
  • 막연한 그리움
  •  
  • 어디선가 본 듯한 구름이 흐르고
  • 담장에는 기억도 모르는 꽃이 핀다.
  • 그때 머물렀던 이름 없는 저녁처럼
  • 발밑에서 부서지는 바람이
  • 누구와 약속을 했는지 달려간다.
  •  
  • 흩어진 마음은 먼지처럼 떠돌고
  • 이름 없는 시간의 틈에
  • 나는 조용히 벽에 기대어 앉아
  • 누군가를 막연히 기다리고 있다.
  • 저녁노을 짙게 드리울 때
  • 알 수 없는 그리움이 목까지 차오르고
  • 어느 기억도 분명하지 않은 채
  • 그 그리움은 실체 없이 무겁기만 하다.
  •  
  • 등 뒤에서 날 부르는 소리 있어
  • 뒤돌아보면 아무도 없고
  • 남아 있는 것은 공허함 뿐이다.
  • 때때로 우리는
  • 잃어본 적 없는 것을 애도한다.
  •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누구였는지
  • 끝내 알 수 없다는 사실이 아프다.
  • 2025,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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