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5월에 내리는 비

신사/박인걸 2025. 5. 1. 11:27
  • 5월에 내리는 비
  •  
  • 연둣빛 바람이 볼을 스칠 때
  •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말을 건넨다.
  • 소녀를 닮은 꽃잎 위로
  •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마음이 젖는다.
  •  
  • 골목 담벼락에 피어난 영산홍
  • 그 붉은 향이 빗속에서 숨을 쉬고
  • 보랏빛 우산 아래 마주 선 그리움도
  • 그날처럼 속삭이며 젖어 든다.
  •  
  • 푸르른 잎사귀는 조용히 떨고
  • 하늘빛 꿈 하나 빗물 되어 흐른다.
  • 시간도 숨을 죽인 오후
  • 잊힌 이름들이 흙냄새 속에 깨어난다.
  •  
  • 비는 아무 말 없이 흘러
  • 가슴 한쪽 오래된 문을 두드리고
  • 내 마음 안쪽 깊은 들판에는
  • 그리움이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 20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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