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불면증

신사/박인걸 2025. 1. 3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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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면증
  •  
  • 옻칠한 듯한 밤은 산릉선마저 지우고
  • 별들은 말없이 숫자를 세고 있다.
  • 나는 눈에 수면 안대를 쓰고도 깨어 있고
  • 생각은 끝없는 미로를 걷는다.
  •  
  • 베개의 오른쪽엔 어제가 눕고
  • 다른 한쪽 끝엔 내일과 모래가 웅크린다.
  • 밤새워 뒤척이며 만리장성을 쌓고
  • 충혈된 눈동자로 흐릿한 새벽을 바라본다.
  •  
  • 깊은 침묵 속에 흐르는 세월의 굴곡
  • 밤의 고요함보다 더 큰 외로움
  • 늙은 몸은 길게 눕고
  • 기억조차 사라지는 듯한 어둠만 나를 덮는다.
  •  
  • 내가 잠들지 못한 이유는
  • 시간이 나를 따라와서가 아니다.
  • 시계의 초침이 날카로워서도 아니다.
  • 늙는 병이 밤의 평온을 훔쳐 꿈조차 가로채서다.
  •  
  • 마침내 기다리던 새벽이 문을 두드리면
  • 나는 잠이 든 척 고개를 돌린다.
  • 창문을 뚫고 들어 온 빛이 어둠을 삼킬 때
  • 또다시 흔들리는 하루가 시작된다.
  • 202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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