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오물풍선

신사/박인걸 2024. 10. 7. 09:35
  • 오물 풍선
  •  
  • 북에서 보낸 오물 풍선이
  • 달빛 없는 하늘에 둥둥 떠가네.
  • 낡은 종이조각을 가득싣고
  • 음흉한 불씨를 물었으니
  • 그 날개 끝에는 어떤 악의가 있네.
  • 터질 듯 준비를 끝낸 발포띠
  • 타이머는 조용히 불꽃을 조준했네.
  • 쓰레기는 허공에 흩어져 내리고
  • 북녘의 악취가 남녘의 땅을 덮네.
  •  
  • 수소를 가득채운 조잡한 풍선
  • 헬륨대신 값싼 위험을 택했네.
  • 바람따라 날아오는 작은 괴물은
  • 보이지 않는  손으로 우리의 목줄을 죄네.
  • 흩어지는 쓰레기 불타는 지붕
  • 우리 땅에 떨어지는 것은 재앙뿐이네
  • 오물 속에 숨어있는 생화학의 공포
  • 그 속에 죽음이 기다릴지 몰라 잠을 잃네.
  •  
  • 정확도는 점점 높아지고 목적은 확실하네.
  • 오물 풍선이 더는 장난이 아니라
  • 전쟁의 전초이며 살륙의 실험이네.
  • 우리는 지금 하늘을 바라볼 뿐
  • 아무말도 못하고 멈추기만 바랄 뿐이네.
  • 지금도 낙하물 안전문자 벨이 울리네.
  • 202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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