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모음집

앵무새의 말

신사/박인걸 2023. 3. 3. 11:07

어느 술집 주인은 오랫동안 경영해 온 가게를 어떤 교회단체에게 팔았다.

교회 사람들은 술집에서 사용하던 가구들을 뜯어내고 조명 기구를 새로 달고 의자를 들여놓았다. 이윽고 수리가 다 끝나고 첫 예배를 드릴준비가 갖추어졌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전 주인이 기르던 앵무새가 주인을 따라가지 않고 남아 있었다.

늙고 현명한 이 새는 서까래 위에 느긋하게 앉아서 밑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내려다보았다. 예배가 시작되고 목사가 입장하자 앵무새는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내어 "새 주인, 새 주인"하고 말하였다.

뒤를 이어 가운을 차려입은 성가대가 들어오자 앵무새는 "새 배우, 새 배우" 하고 말하였다. 또 회중석에 앉아 있는 교인들을 내려다보던 앵무새가 슬픈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전과 똑같은 손님들, 전과 똑같은 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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