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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일(春日)
구름 말끔히 걷히고
꽃 샘 바람도 잦아들어
호수(湖水)처럼 푸른 하늘이
가슴속으로 쏟아진다.
며칠간 숨었던 까치가
목련(木蓮)가지에 찾아와
내 안부를 묻는지
아침 내내 지껄이니 반갑다.
물오른 분홍 매화가
누나 유두(乳頭)처럼 부풀고
양지(陽地)쪽 생강나무도
금빛 꽃망울을 가득 담았다.
새파란 새싹들도
뒤뜰 가랑잎을 헤집고
여린 고개를 치밀며
일제(一齊)히 봄을 외친다.
얼굴 비듬을 벗겨내고
거친 피부(皮膚)에 앉아
내 살결을 어루만지는
아내 손길 같은 봄이 고맙다.
2019.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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