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절정(絶頂)

신사/박인걸 2024. 12. 27. 09:17
반응형
  • 절정(絶頂)
  •  
  • 거친 하늘 아래
  • 찬 바람이 휘몰아친다.
  • 산 정수리에는 구름이 요동치고
  • 굽은 강줄기는 까맣게 얼어붙었다.
  •  
  • 지난여름 하늘 아래
  • 바람은 감미롭게 속삭였고
  • 산골짜기마다 새들이 음악회를 열 때
  • 오색 꽃밭은 나비들 무도회장이었다.
  •  
  • 지금 내 마음 깊은 곳에는
  • 타오르던 불꽃이 식어버렸다.
  • 자연의 숨결 속에서
  • 깨어나던 내 영혼이 주저앉았다.
  •  
  • 산의 절정에서 세상의 경계를 넘어
  • 끝없는 자유를 찾아 헤매던 나는
  • 폭풍 노도에 휩쓸려 길을 잃고
  • 영혼은 움츠려 고개를 숙였다.
  •  
  • 은빛 별이 쏟아지는 밤
  • 뒤틀리는 복잡한 심연에는
  • 내가 원하던 모든 것은 사라지고
  • 검은빛 그림자만 깊이 드리운다.
  • 2024,12,27

반응형

'나의 창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음모론의 그림자  (1) 2024.12.30
시간의 성화(聖化)  (0) 2024.12.28
존재의 이유  (0) 2024.12.26
광야의 노래  (0) 2024.12.26
외눈박이  (0) 2024.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