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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께 가는 길
느티나무 우거진 숲길을 벗어나면
보랏빛 하늘에 무지개가 뜨고
붕어 떼 한가로운 연못가에는
나를 기다리던 당신이 서 있었지요.
생각이 복잡한 산새들은
종종 걸음을 걷다 자기들 숲으로 사라지고
흰 살을 드러낸 자작나무들만
도열한 채 우리를 바라보았지요.
내 영혼은 늘 가난하지만
당신에 대한 그리움의 촉을 세우고
끈적거리는 황토 진흙 길을
몇 번이나 넘어지면서 달려왔지요.
나에 대한 당신의 사랑이
수수께끼 정답보다 더 궁금했는데
환한 당신의 모나리자 빛 미소(微笑)에서
안도(安堵)의 한숨이 나오네요.
당신께로 달려가는 길은
하늘에 높은 사다리를 걸치고
한 칸 한 칸을 조심스럽게 내딛으며
귀곡잔도를 걷는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모자람이 없어요.
봄꿈에 부풀러 오르는 가슴처럼
당신의 사랑이 확증되고 확증되던 날
한 마리 새처럼 날 듯 하답니다.
202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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