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

첫사랑

신사/박인걸 2023. 2. 11. 07:19
  • 첫사랑
  •  
  • 내가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
  • 구름은 무지갯빛으로 변했고
  • 구천마리 나비떼가
  • 가슴 언저리로 날아들었지요.
  • 산은 병풍처럼 일어섰고
  • 햇볕은 폭포수로 쏟아졌지요.
  • 내가 디딘 땅은 진동했고
  • 골짜기 냇물은 합창을 불렀지요.
  • 수억개의 나뭇잎은
  • 온종일 박수를 보냈고
  • 아무도 돌보지 않는 야생화가
  • 몸을 흔들며 웃어주었지요.
  • 세차게 불던 계절풍은
  • 온순한 양처럼 내 앞에 엎드렸고
  • 당신이 내 손을 잡아 줄 때
  • 금 빛 불꽃이 가슴에 튀었지요.
  • 당신의 사랑을 뜨겁게 느끼던 날
  • 내 눈에 비친 세상은
  • 새 하늘과 새땅이었지요.
  • 그 황홀했던 사랑을 잊을 수 없어
  • 처음 만난 강가를 지금도 서성이지요.
  • 내게 다가온 당신을 지금까지
  • 나의 주님으로 섬기며 살고 있지요.
  • 2023.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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