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落葉)을 보며
찬바람이 스산한 거리에
힘없이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삶에 대한 깊은 허무(虛無)가
가슴 한 귀퉁이를 흔든다.
그토록 싱싱하던 잎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나뭇가지는
부화(孵化)된 새가 날아가 버린
빈 둥지만큼 쓸쓸하다.
무참히 짓밟히는 나뭇잎은
빗물에 뒤엉켜 더욱 초라하고
왜 살아야 하는지를 의심케 하는
삶의 회의(懷疑)가 밀려온다.
곱게 물들었던 단풍잎은
본체를 감춘 위장(僞裝)이었던가.
사람도 결국 그러할 찐데
헛되고 슬픈 존재(存在)로구나.
2018.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