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우울증
양미간을 찌푸린 사내처럼
겨울 하늘은 그지없이 우울하더니
몹시 찌든 아스팔트위로
질척거리며 진눈깨비가 내린다.
낙숫물이 흐르는 유리창 안은
음음적막이 끊임없이 감돌고
부평초 같은 허무함이
가슴 가장자리에 통증을 준다.
젊음을 앗아간 자리에는
야속한 세월이 흔적만 남기고
굽힐 것 없던 당당함도
늙은 사자처럼 휘청거린다.
두 허파 사이 웅덩이에는
유폐된 고독이 둥지를 틀고
시간을 잃어버린 발자국에는
황토 빛 눈이 차갑게 쌓인다.
2018.1.9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