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난 너를 사랑해

신사/박인걸 2017. 5. 24. 10:48
반응형

난 너를 사랑해

수수만년을 같은 색깔로
언제나 짙푸른 바다는
태풍으로 소용돌이가 일어나고
자욱한 안개가 뒤 덮고
함선이 등을 가르고 지나가도
싫은 표정을 짓지 않는 바다처럼
난 너를 사랑해

언제나 그 자리에서
비가 오면 비를 맞고
천둥이 치면 깜짝 놀라며
바람 부는 날에는 흔들리지만
한 자리를 지키며
진한 향기를 풍기는 소나무처럼
난 너만을 사랑해

한 여름 태양이
너를 향한 내 사랑을 시기하여
비 한 방울의 긍휼을 거두고
열기를 총알같이 퍼 부으며
화려한 장미꽃을 부추겨
몸을 비틀며 나를 유혹하게 해도
난 오직 너만을 사랑해

그토록 하얀 눈송이가
나비처럼 내게로 날아와
첫 순정의 소년에게
소녀의 입술처럼 다가와도
단 번에 두 손으로 밀어내며
나는 결코 흔들리지 않으리
너만을 사랑하기에

2017.5.2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