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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다짐

신사/박인걸 2019. 7. 2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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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은 다짐

 

휴전선이 가로막거나

망막(茫漠)한 바닷길도 아닌

내륙(內陸) 육백리길 안팎에서

뱅뱅 돌아 온 삶이었네라.

 

그립지도 그리울 것도 없는

맘먹으면 단숨에 달려갈

고향땅 지척(咫尺)에 두고

타향살이 운운했네라.

 

타국(他國)살이 고달파

눈물짓는 동포들 생각할 때

객지삶이랄 것도 없는

엄살이 한 없이 부끄럽네라.

 

철벽같은 담장에 갇혀

생전에 밟지 못할 땅에 사는 양

그럴듯한 향수(鄕愁)를 지껄이며

뉘 마음을 빼앗은 일이 괴롭네라.

 

결코 호읍(號泣)하지 않으리.

간단(簡單)히 삭여 넘기리.

거창한 수식어로 남을 호리며

고개를 틀어 매고 살지 않으리라.

2019.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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