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탄식 가을을 붙잡던 코스모스 지고 맨드라미꽃만 아직 뜨겁다. 플라타너스 누런 떡잎 서글프고 그늘에 핀 구절초 애달프다. 짙게 드리운 저녁노을 나그네 마음 왠지 불안하고 강물처럼 흘러간 시간이 가슴 한구석에 아쉬움을 채운다. 봉숭아꽃 뒤뜰에 필때만해도 아직은 마음의 여유가 있었는데 귀뚜라미 노래마저 종적을 감춘 늦가을 분위기가 가슴을 누른다. 내 나이 말뚝에 붙잡아 매고 더 이상 세월에 끌려가기 싫으나 낡은 고삐가 매기도 전에 끊어지니 아뿔사 또 한 살이 무너져 간다. 2023,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