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혼돈(混沌)

신사/박인걸 2025. 7. 5. 07:40
  • 혼돈(混沌)
  •  
  • 가느다란 꿈의 줄기를 따라 나는 걸었고
  • 밤마다 접힌 시간이 뒤엉켰다.
  • 흔들리는 절벽을 붙잡고 오를 때
  • 피멍 든 손바닥만이 대답했다.
  • 밤의 등줄기에서 소름이 돋아났고
  • 깊고 낯선 골짜기는 나를 두렵게 했다.
  • 가느다란 빛마저 희미해져
  • 허공은 내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
  •  
  • 친숙한 얼굴이 문득 어색해졌고
  • 익숙한 미소 속에 칼날이 번뜩였다.
  • 맨 처음의 신뢰는 무너졌고
  • 나조차 물 위의 그림자처럼 흩어졌다.
  • 도전은 웅장한 북소리 같았지만
  • 결과는 바람의 장난처럼 무심했다.
  • 일으켜 세우려던 사다리는 흔들렸고
  • 발밑은 언제나 무너지는 탑이었다.
  •  
  • 뛰어든 끝엔 또 다른 수렁이 있었고
  • 그 외침은 낯선 메아리로 돌아왔다.
  • 혼돈은 멈추지 않는 파문으로 번졌고
  • 나는 종잇장처럼 붕 떠올랐다.
  • 내 심장박동은 여전히 불규칙하고
  • 하늘과 땅이 맞닿은 땅에 서 있다.
  •  
  • 202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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