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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기다림

신사/박인걸 2015. 7. 28. 10:17

능소화 기다림

하늘에서 날아 내려 온
어느 천사 날개의 刺繡처럼
연자줏빛 찬란함으로
마음을 흔드는 능소화여!

전봇대에 기대섰다가
낡은 집 토담에 걸터앉았다가
낮은 슬래브 집 옥상에 서서
목을 빼들고 누구를 기다리나

바람 한 점 없는 여름 날
입술을 자근이 깨물며
저녁 해 그림자를 밟으며
가슴만 붉게 타들어 가누나.

모퉁이를 돌아오실까
발자국 소리라도 들릴까
등 뒤로 와서 놀래 주시려나.
오늘도 하루해가 저무는데.
201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