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길거리에서
신사/박인걸
2025. 6. 27. 08:41
- 길거리에서
- 바퀴는 무심히 굴러가고
- 사람은 시간의 강물처럼 흐른다.
- 이름조차 허락받지 못한 하루가
- 아스팔트 위에 조용히 스며든다.
- 신발 밑창에 스치는 꿈들은
- 점점 희미해지고
- 욕망은 낡은 전단지처럼
- 발끝에서 흩날린다.
- 사람들은 저마다의 목적지를 향해
- 성급히 나아가지만
- 그 끝이 도착이 아닌
- 도피일 때가 더 많다.
- 신호등 앞에 멈춰 선 나는
- 오직 한 방향을 응시하며
- 내 안의 나에게 묻는다.
- 지금 너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 이름 없는 얼굴마다
- 침묵의 외침이 숨어 있고
- 멈출 수 없어서 멈추지 못한 채
- 우리는 시간의 택시에 몸을 싣고
- 익명 속을 질주한다.
- 오늘도 나는 길 위에서
-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 살아진다는 감각 속에 머문다.
- 도시는 쉼 없이 움직이고
- 나는 그 흐름에 조용히 실려간다.
- 2025.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