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아아 잊으랴!

신사/박인걸 2025. 6. 25. 08:04
  • 아아 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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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아 잊으랴!
  • 그해 그날 그 참혹한 비극을!
  • 장마 빗줄기를 찢으며 쏟아진 화염에
  • 아무도 잠들지 못한 새벽
  • 민족의 숨결은 총구에 떨었고
  • 계곡에 쓰러진 소년의 눈동자엔
  • 고향의 굴뚝 연기조차 바람에 흩어졌다.
  • 삼팔선 전역이 포성에 갈라지고
  • 강 언덕 산등성마다 국군의 외침이 메아리쳤다
  • 자신만 살려고 도망칠 수 없고
  • 죽어도 이 땅에 묻혀야 했다.
  • 핏빛 맹세는 산천을 적시며 깃발이 되었고
  • 소년 소녀는 펜이 아니라 총칼을 들었다.
  • 하늘은 탄식하고 땅은 피를 토하며
  • 불 뿜는 총탄 앞에 핏물이 강물 되어 흐를 때
  • 아들딸 불귀객 되어 고향 집을 맴돌았다.
  • 거의 한세기를 지나 다시 바라보는 이 강산
  • 철조망 너머 형제의 얼굴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고
  • 통일은 긴 숨을 고르며 침묵 속에 머물지만
  • 그날의 희생은 시간 위에 꺼지지 않는 등불이다.
  • 우리는 다짐하노라.
  • 굳센 의지로 나라를 지키리라.
  • 다시는 침략에 울지 않는 강국이 되리라.
  • 한반도에 통일의 새벽이 오기까지
  • 다시는 누구도 침략할 수 없는
  • 굳건한 성벽의 조국이 되어야 하리라.
  • 2025,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