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아내라는 이름

신사/박인걸 2025. 6. 15. 06:15
  • 아내라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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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을 처음 여보라 불렀던 그 날
  • 첫눈이 우리를 축복했고
  • 내 입술에 머문 그 이름은 곧 기도였습니다.
  • 반백 년을 함께 걸어온 길 위에
  • 당신 이름은 언제나 꽃처럼 향기로웠고
  • 우리 둘이 세상과 맞설 때
  • 당신은 언제나 받쳐주는 지지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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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마다 먼저 깨어나 기도로 하루를 준비하고
  • 저녁이면 내 지친 등을 포근히 감싸주었습니다.
  • 그 시절 혹독한 가난도 사랑이라 믿었고
  • 눈물조차 서로의 품에서 위로가 되었습니다.
  • 당신의 침묵은 언제나 따뜻한 기도였고
  • 고된 삶마저 품은 그 손은 성소(聖所)였습니다.
  • 아이들 웃음 곁엔 언제나 당신이 있었고
  • 지친 나를 다시 세운 건 말 없는 기다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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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번도 나서지 않고 중심이 되어준
  • 당신의 그림자는 내 생의 기둥이었고
  • 당신의 흰 머릿결에 햇살이 비치면
  • 나는 당신을 처음 만나던 날이 떠오릅니다.
  • 내게 찬란했던 순간은
  • 당신이 내 손을 잡아주던 때였으며
  • 어두운 밤길도 말없이 나와 함께 걸어준 때였습니다.
  • 내 아내여, 그 이름은 곧 내 생명이며
  • 고요한 헌신의 노래로 내 마음에 울립니다.
  • 내가 가진 모든 것 중에
  • 가장 고귀한 보석은 아내라는 이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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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