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낙화(落花)

신사/박인걸 2025. 5. 30. 15:26
  • 낙화(落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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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간 봄은 말이 없고
  • 바람이 물러간 자리에 꽃이 졌다.
  • 한 점 향기 잿빛 먼지 되어
  • 아무도 모르게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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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부시고 찬란했던 나날들이
  • 이토록 초라하게 퇴장하니
  • 기억은 흐려지고 빛은 바래며
  • 긴 그늘만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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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삶도 결국은 낙화 같아
  • 피는 순간보다 지는 모습이 길어
  • 쥘 수 없고 되돌릴 수 없기에
  • 더 아픈 것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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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은 건 쓸쓸한 가지의 침묵
  • 허공을 맴도는 이름 없는 한숨이다.
  • 꽃이었더니 끝은 흙이 되었으니
  • 이토록 슬프고도 덧없는 인생이다.
  • 2025,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