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민들레 홀씨

신사/박인걸 2025. 5. 12. 20:27
  • 민들레 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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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밑바닥에서 피어난 뜻이
  • 들숨처럼 조용히 세상을 물들인다.
  • 햇살아래 흔들린 하얀 숨결은
  • 잠시 머물다 이내 떠날 운명임을 안다.
  • 대지는 나를 낳았고 흙은 길렀다.
  • 한줄기 바람에도 떨렸지만
  • 허공은 두려움이 아닌 품이었다.
  • 이제 바람의 손이 나를 부르면
  • 가벼운 망설임으로 여기서 떠난다.
  • 흩어진다는 건 사라짐이 아니라
  • 새 세상을 향한 도전이며
  • 더 깊은 뿌리를 위한 순례이다.
  • 우리는 떠나며 살아지고
  • 세상에 흩어지며 남겨진다.
  • 부재를 통해 피어나고
  • 사라짐을 통해 다시 부활한다.
  • 한 점 홀씨로 머문 삶은
  • 누군가의 봄이 되는 기적이다.
  • 2025,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