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멈춘 강

신사/박인걸 2025. 4. 23. 08:56
  • 멈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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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때는 쉬지 않고 흐르던 강이었다.
  • 시간과 노을이 함께 떠내려가고
  • 젊은 날의 고백도 함께 흘러가던 강이다.
  • 언제 부터인가 시간은 멈추고
  • 기억도 제자리에 서서
  • 강물은 돌처럼 굳어버렸다.
  • 바람은 물결을 놓치고
  • 물새는 하늘만 바라보았으며
  • 강둑에 붉은 꽃잎도 숨을 죽였다.
  • 누군가의 이별이었을까.
  • 아니면 잊혀진 약속 때문일까.
  • 강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 기억을 되새기고 있다.
  • 멈춘 강에 꽃잎 떨어져 떠 있고
  • 잔잔한 수면은 지난겨울을 떠올리게 한다.
  • 나는 멈춘 그 강가에 앉아
  • 흐르지 않는 강물을 슬퍼하고 있다.
  • 지금은 멈췄지만 언젠가는 흐를 것이다.
  • 그때가 오면 나를 떠난 너도
  • 강물 따라 흘러온 봄처럼
  • 내 곁으로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 2025,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