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꽃이 되리라.

신사/박인걸 2020. 9. 30. 02:55

꽃이 되리라.

 

나 죽었다 다시 태어날 수만 있다면

붉은 빛 꽃으로 태어나리라.

맨드라미보다 더 붉게

당신 가슴을 달구는 붉은 꽃이 되리라.

아니, 계절마다 다른 색깔로 피어나

당신 발걸음 닿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나는 무릎을 꿇으리라.

꺾으시면 기꺼이 내 목을 내 놓고

밟더라도 절대로 소리 아니 지르리라.

낫을 휘둘러 맘대로 자른다 해도

나는 두 눈을 꼭 감아 버리리라.

혹여 당신의 정원에 옮겨 심는다면

고체향수보다 더 진한 향기로

당신 가슴을 괭이질 하리라.

202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