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시든 감성

신사/박인걸 2020. 3. 3. 23:02

시든 감성

 

먼 산엔 눈이 쌓였어도

아랫마을엔 산수유가 피네.

귀룽나무 잎 서둘러 돋고

새싹들 흙을 찢으며 솟네.

 

이맘때 듣던 개구리 노래와

노랑나비 짝지어 날던

아련한 그리움에

주름진 눈만 끔뻑일 뿐이네.

 

나이테가 차 오르니

감성(感性)도 세월이 가져가네.

꽃 궁전(宮殿)이 된다 해도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으이

 

연년(年年) 춘색 짙어도

그저 그러려니 할 뿐

아지랑이 연기처럼 피어올라도

하나도 싱숭생숭하지 않네.

202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