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첫눈
신사/박인걸
2019. 12. 3. 16:14
첫눈
차가운 대지(大地)에
첫눈이 포근하게 내립니다.
눈송이 하나하나에
당신의 이름이 박혀 내립니다.
당신의 새하얀 이빨과
백옥 같은 당신 피부와 같아
잊었던 기억들을 되살리며
하염없이 바라만 봅니다.
첫 눈이 내리던 들판 길을
둘은 지치지 않고 걸었었지요.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감정이
그 때처럼 되살아납니다.
한 마리 하얀 새처럼
눈이 쌓일수록 내 품을 파고들던
눈이 아리도록 곱던 당신의
곱던 미소를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당신이 연륜(年輪)이 쌓여
미끄러운 눈길이 이젠 두렵지만
한 장 사진으로 가슴에 박힌
첫눈오던 날의 추억에 행복합니다.
2019.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