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단풍
신사/박인걸
2019. 10. 21. 07:29
단풍
거대(巨大)한 산불이
한반도를 불태운다.
봉우리에서 시작하여
들판으로 내리달린다.
플리즈마의 역설(逆說)이
해마다 펼쳐지지만
논리의 모순 앞에
아무도 이의제기를 않는다.
고산(高山)중턱을 넘어
낮은 산들을 태우고
도시전체를 방화한 불은
사람들 가슴으로 옮겨 붙었다.
바람 한 점 없어도
맹렬한 기세로 옮아나가
가을비가 쏟아져도
소화(消火)에 역부족이다.
타 올라라 타올라라.
기왕(旣往)이면 황홀하게
기존의 세상을 지워 없애고
새로운 세상을 안겨주라.
2019.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