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박인걸 2019. 7. 4. 21:15

들꽃

 

잡풀 우거진 들녘

고려 시대 죽은 병사의 영혼일까

고향을 찾아가지 못한 슬픔이

핏빛 꽃잎에 스며있다.

 

전장(戰場)에서 어머니를 부르다

끝내 잠든 넋이여

서러워 떠돌다 떠돌다

한 떨기 들꽃이 되었나보다.

 

목멘 그 그리움이

자기들끼리의 콜로니가 되어

어깨를 서로 맞대고

보듬으니 너르게 아름답다.

 

이제는 두렵지 않으리.

악착스레 살아가니 괜찮으리.

무명(無名) 들꽃으로 살아도

아울러 살아가니 아름답다.

201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