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박인걸 2019. 6. 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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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아침 태양빛에 황홀히

그토록 갸륵히 핀 꽃아

위세 가문의 규수(閨秀) 같아

함부로 응망하기에 버겁다

 

어떤 역정(驛程)을 따라

차처(此處)에 머물게 된

못 밝힐 사연 묻어 둔 채

그리움 서려있어 애처롭다.

 

쓰러진 왕국을 못 잊어

한 맺힌 가슴앓이 하는

후원(後苑)을 거닐던

실국(失國)황후는 아닐는지.

 

피멍자국 보다 더 붉게

고름 낙루(落淚)에 얼룩진

망향(望鄕)에 한이 맺혀

붉디붉게 피는 영혼이여

2019.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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