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생강나무 꽃

신사/박인걸 2019. 3. 19. 21:06


생강나무 꽃

 

혹한(酷寒)의 겨울을 넘어

훈풍이 마을 언덕을 넘던 날

양지(陽地)마을 뒷산에

제일 먼저 피어난 꽃아

 

하늘에는 눈발이 서리고

음지(陰地)는 아직 빙판이지만

샛노란 꽃망울로

봄을 싣고 온 전령(傳令)

 

겨우내 기다렸는데

흔들리면서 사모(思慕)했는데

삭막(索莫)한 계절에

활짝 피우니 많이 고맙다.

 

한 겨울의 횡포(橫暴)

꽃이 피던 날 기세를 잃고

어디론가 줄행랑을 치니

볶은 깨만큼 고소하다.

 

살구꽃 진달래 꽃

복숭아 꽃 뒤이어 피겠지

생강(生薑)나무 꽃송이마다

새 희망이 가득 고여 있다.

2019.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