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마천루(摩天樓)

신사/박인걸 2018. 11. 21. 09:46

마천루(摩天樓)

 

허공(虛空)을 찌르는 마천루가

송곳처럼 치솟은 도시의

깎아지른 벼랑에 오금이 저린다.

 

담장이 넝쿨도 오르다 포기한

거무스레한 절벽(絶壁)에는

메아리도 막혀 돌아오지 않는다.

 

()과 곽()으로 쌓여

함부로 접근이 불허된 고층은

국경(國境)만큼이나 삼엄(森嚴)하고

 

주식과 자본(資本)의 터 위에

겹겹이 포갠 인간의 오만(傲慢)

바벨탑처럼 솟구쳐 뽐내지만

 

우람하게 치솟은 명산(名山)

사계(四季)의 절경(絶境)에 비하면

구우일모에 지나지 않으리.

2018.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