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배롱나무 꽃

신사/박인걸 2018. 10. 5. 06:57

배롱나무 꽃

 

장맛비 쏟아지던 여름

어느 집 울타리 곁에

진분홍 곱게 핀 배롱나무 꽃

내 마음을 확 잡아끌더니

 

가을이 가는 아직까지

립스틱보다 짙은 빛으로

가을 남자의 마음을

여지없이 흔들고 있는가.

 

사랑이 달아오를 때면

폭죽처럼 터져 올랐다가

기다리다 지칠 때면

시뻘겋게 멍든 가슴으로

 

한 조각 붉은 마음이 아니라

나머지 마음까지 다해

응당(應當)한 사람만 사랑하는

지순(至純)함이 부럽다.

 

예사롭게 변절되는 세상에

오로지 신의(信義)하나로

순결하고 우미(優美)한 정절에

누구나 찬사(讚辭)를 보낸다.

2018.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