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회고(回顧)

신사/박인걸 2018. 8. 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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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回顧)

 

고갯길을 넘을 때면

지절거리는 산새들소리가

궁벽(窮僻)한 초망(草莽)에서

청아하게 귓전을 울렸네라.

 

숲 사이로 하늘은 맑고

휘젓는 바람은 반가운데

인적 드문 산길에는

외로움이 그림자처럼 붙었네라.

 

부여 된 운명일지라도

사절하지 않고 받아드리면

불에 달군 쇠붙이처럼

몸과 마음이 굳세어 지더라.

 

적막한 그 고갯길을

목적도 지향도 없이 걸었어도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하니

내가 나 되는 경로(徑路)였네라.

 

여물지 않은 정강이뼈로

힘겹게 넘어야 했던 영로(嶺路)

꿈속에서 간혹 넘을 때면

아직도 양손에 땀이 맺힌다.

2018.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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