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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祈禱)
신사/박인걸
2018. 8. 8. 15:09
기도(祈禱)
팔월 태양은 머리위에서 끓고
콘크리트 도시는 화덕이다.
신경(神經)은 비수만큼 날카롭고
역정(逆情)은 기름처럼 끓는다.
그릇된 곳으로 흐르는 탁류(濁流)가
범람(氾濫)하는 우리 영토(嶺土)에
판단을 모호(模糊)하게는 정략(政略)들이
상규(常規)인들을 아연(啞然)하게 한다.
전후(戰後) 폐허(廢墟)더미에서
세계 강국(强國)으로 도약(跳躍)했건만
빛나는 영광(榮光)은 허물어지고
어두운 연못으로 곤두박질친다. 영광
어떤 지붕의 울타리 안에서는
연일 기이(奇異)한 발작(發作)이 태동되니
안연(安輦)히 걷는 자들을 당황케 한다.
흐르는 물처럼 자유(自由) 했던 나라에
끼리들의 함성(喊聲)이 도시를 흔들고
누런 배지를 단 군상(群像)들이
선동(煽動)하는 꾼들의 앞줄에 섰다.
레즈비언들이 길거리에 넘치고
사나운 늑대들이 어슬렁거린다.
각박(刻薄)한 거리엔 구호만 난무하니
매정(媒精)한 인심에 울음이 나며
자기들끼리 박수(拍手)를 칠 때면
동토(凍土)의 도시에 선 느낌이다.
같은 땅에 사는 자들이 맹수가 되어
증오(憎惡)와 폭언을 쏟아 부어도
나졸(邏卒)들은 몸을 사리느라
전봇대가 되어 바라만 볼 뿐이다.
어처구니없는 풍경(風景)을 바라보며
삼복더위를 걷는 길이 험악하니
안개가 자욱한 분열(分裂)의 땅을
신(神)이여 오셔서 치유(治癒)하소서.
201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