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찔레 꽃

신사/박인걸 2018. 6. 4. 18:07


찔레꽃

 

내 마음으로 가는 길가에는

아무렇게 얽힌 찔레나무에

흰 나비 떼 같은 꽃잎이

산들바람에 팔랑거린다.

 

유월 햇살은 유난히 빛나고

풀 냄새 자욱하지만

촘촘히 박힌 가시들이

아무나 찌를 듯 날카롭다.


허기진 유년 시절

찔레 꺾어 요기를 때우던

아픈 추억과 마주칠 때

어떤 감정이 순간 스친다.

 

밀 보리이삭은 빳빳하고

풋 감자는 덜 여물어

배고프던 때를 생각하면

넉넉한 마음이 오그라든다.

 

풀 냄새 흙냄새 어우러져

세상은 온통 짙푸른데

그 시절 생긴 가시들이

아직도 감정에 생채기를 낸다.

2018.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