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2월
신사/박인걸
2018. 2. 2. 16:36
2월
얼어붙은 땅속에서
깊이 박힌 나무뿌리들이 꼼지락거리며
생수병에 꽂힌 빨대처럼
물기를 주워 모으는 소리가 들린다.
꽃망울은 깊이 잠들었어도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해마다 이맘때면 온몸으로 느끼며
나는 그대 생각에 설렌다.
동구 밖 길을 걸어
사립문을 활짝 열어 제치고
가지런한 이빨을 곱게 내비치며
다소곳이 서 있는 너를 떠올린다.
잔설이 응달에 자리를 깔고
아직은 매몰차게 대하지만
얼음장을 헤집고 올라는 복수 초에
머잖아 자리를 뜨리라고 믿는다.
201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