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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 짐

신사/박인걸 2017. 11. 22. 07:27



지게 짐

 

건넌 산 떡 깔 나뭇잎

하나 둘 떨어지고

마당가 오동 나뭇잎

쓸쓸히 뒹굴 때면

 

볏지게 짐 짊어지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언덕을 오르시던

늙은 아버지가 생각난다.

 

맬 방에 멍든 어깨와

굵은 손마디에 쌓인 세월

흔들리는 종아리를 볼 때면

철부지 가슴도 저미었다.

 

딸린 식솔을 짊어지고

보릿고개를 넘던 아버지가

찬바람이 이는 날이면

가슴 속으로 걸어오신다.

2017.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