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시린 추억

신사/박인걸 2017. 9. 8. 10:33
  • 시린 추억
  •  
  • 공동묘지 들판에
  • 강바람이 크게 불면
  • 솔 이파리들은
  • 아픈 비명을 지르고
  •  
  • 눈 내린 시골길을
  • 지독하게 시린 발로
  • 언 땅을 걸을 때면
  • 심장까지 저렸다.
  •  
  • 외투하나 없는
  • 허름한 겉옷 솔기로
  • 파고드는 바람은
  • 긋는 면도날이었다.
  •  
  • 아득한 산 길을
  • 미끄러지며 넘을 때
  • 몸은 고달프고
  • 마음은 자주 괴로웠다.
  •  
  • 지금은 까마득한
  • 옛 이야기로 묻힌
  • 어릴적 시린 기억이
  • 가끔 꿈속에서 괴롭힌다.
  • 2017.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