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창작시

저녁연기

신사/박인걸 2016. 12. 11. 15:18

저녁연기

차분한 어둠이
산등성에서 마을로 걸어올 때
굴뚝 위로 오르는 연기는
어둠과 조용히 섞인다.

가슴 아픈 사연들을 뒤로하고
저녁 하늘을 맴돌다
기억들조차 허공에 흩뿌리고
소멸의 세계로 걸어간다.

아직 타버리지 않은
숱한 사랑의 이야기들을 안고
어디론가 떠나야하는
그 뒷모습이 고통스럽다.
2016.12.2